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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장교 성폭행한 상급 장교, 징역 10년→무죄
2심 “강간죄의 구성요건인 ‘폭행 또는 협박’ 없어”
피해자 지원단체 “일상 성폭력과 동떨어진 판결”
부하 장교 성폭행 혐의로 해군 장교 2명 재판 중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방혜린 군인권센터 상담지원팀장이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민변 대회의실에서 해군상관에 의한 성소수자 여군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 주최로 진행된 '해군성폭력사건 유죄판결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11.19.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방혜린 군인권센터 상담지원팀장이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민변 대회의실에서 해군상관에 의한 성소수자 여군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 주최로 진행된 ‘해군성폭력사건 유죄판결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11.19.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해군 상관의 부하 장교 성폭행 사건이 대법원에서 약 2년간 계류하자, 피해자 지원단체가 대법원의 빠른 판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1심은 징역 10년이라는 중형을 선고했지만, 2심에서 무죄를 선고하면서 향후 대법원의 판단에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파워볼사이트

21일 해군 상관에 의한 성소수자 여군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에 따르면 2심인 고등군사법원은 지난 2018년 11월19일 당시 A소령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후 사건은 대법원에서 약 2년이 흐른 현재까지 판단이 나오지 않고 있다.

1심과 2심에서 이처럼 ‘극과 극’의 결과가 나온 이유는 2심의 경우 성폭행 과정에서 ‘폭행’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본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법원 쟁점도 이 지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2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은 죄의 성립을 위한 폭행 내지 협박이나 피고인(A소령)에 대한 범의를 인정할 만한 증거로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성관계 사실은 인정하지만 폭행이나 협박이 없어 군인등강간치상 혐의로는 처벌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공대위는 이런 2심 판결이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했다.

성폭행이 발생한 2010년은 피해자인 B씨가 장교 양성 교육을 마친 뒤 처음으로 함정에서 근무하게 된 시기로 전해졌다.

공대위는 B씨가 군의 위계질서가 몸에 밴 중위로서 소령인 직속 상관에게 느꼈을 위력이 폭행이자 협박이라고 보고 있다.

박지영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활동가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군인인 피해자가 저항이라는 것이 가능했을까 되묻고 싶다”며 “이런 최협의설에 의한 해석은 일상 곳곳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성폭력과 매우 동떨어져 있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성폭행 피해자의 입장에서 추가적인 피해나 더 큰 유형력의 행사를 우려하고 이를 모면하기 위해 가해자를 자극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데, 2심 재판부가 이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앞서 1심 재판부도 “사건 범행 당시는 물론 전후로 피해자가 느꼈던 감정과 반응,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저항하거나 주변에 피해사실을 알릴 수 없었던 이유 등에 관해 매우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진술하고 있다”며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면 강간죄 또는 강제추행죄의 수단으로서 폭행이 인정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민변에서 해군상관에 의한 성소수자 여군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 주최로 진행된 '해군성폭력사건 유죄판결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가해자들의 처벌과 법원을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2020.11.19.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민변에서 해군상관에 의한 성소수자 여군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 주최로 진행된 ‘해군성폭력사건 유죄판결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가해자들의 처벌과 법원을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2020.11.19. myjs@newsis.com

B씨를 2차로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당시 C중령도 2018년 11월8일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심은 C중령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었다.파워사다리

2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기억이 변형 또는 과장됐을 가능성이 있고, 피고인이 피해자를 강간했다고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했다. 또 상명하복의 위계질서는 위력 등에 의한 간음죄의 ‘위력’에는 해당할 수 있지만, 강간죄의 수단인 협박으로 포섭할 수는 없다고 했다.

공대위는 C중령 2심 재판부가 가해자에게 감정이입을 한 것처럼 보인다고 비판했다. ‘독신 숙소로 불렀을 때 응했다면 찾아갈 만한 사정이 있었을 것’이라거나 ‘티타임을 갖자는 말이 숙소에서 자고 가라는 말로 이해됐을 것’이라는 2심 재판부의 판단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했다.

B씨는 지난 2010년 해군 중위로 복무 중 당시 상관인 A소령에게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피해 사실을 당시 C중령에게 전했으나 같은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B씨는 2016년 군 수사관에게 피해를 알렸다.

여성인 B씨는 성소수자라는 자신의 성정체성을 남성인 A소령에게 알렸지만, A소령이 ‘남자랑 관계를 안 해봐서 그런 것 아니냐’는 취지로 말하면서 성폭행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대위 관계자는 “성소수자라는 정체성을 알고 상관이 악용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른바 교정 강간이라고 표현되는 강간은 아닐지 생각된다”고 말했다.

공대위 측은 지난 9일부터 전날까지 대법원 앞에서 유죄 판결을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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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K팝엔 군무만? 저항도 있다 ②

[편집자주] 칼군무로 상징되는 K팝은 혹독한 연습생 생활과 다년계약으로 비난받기 일쑤였다. 자연스레 자유와 저항과는 거리가 멀어보였다. 하지만 BTS와 블랙핑크 등으로 인해 전세계 각국으로 확산된 팬들은 K팝을 진화시켰다. 미국의 인종차별 반대(BLM) 시위와 홍콩, 태국과 칠레 등에서는 정권에 대한 항의 수단으로까지 승화시킨 것이다. 아미(A.R.M.Y)는 저항의 동맹군(Allied Forces)이 됐다.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똘똘 뭉친 K팝 열혈팬들이 미국에서 하나의 사회세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백인우월주의 단체의 해시태그 운동을 번번이 좌절시킨 것도, 인종차별 반대시위를 지원사격한 것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유세장을 텅텅 비게 한 것도 K팝 팬덤이었다. 다양성과 열정을 공유하는 K팝 팬들은 팬덤 활동을 통해 쌓은 응집력과 전투력을 무기로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일에 적극적인 반대 의사를 표시하면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K팝 팬덤, 백인우월주의 ‘발랐다’━올해 K팝 팬덤의 ‘밥’이 된 건 백인 우월주의단체 ‘큐아논(QAnon)’이다. 큐아논은 진보세력을 어린이 인신매매 등을 일삼는 범죄집단으로 보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이에 맞선 구원자로 여기는 백인우월주의 음모론 집단이다. 이들의 주장을 총칭하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황당하기 짝이 없는 주장이지만 큐아논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추종자들을 끌어모으면서 세력을 확장했다. 올해 6월 백인 경찰의 강제진압으로 흑인 남성이 숨진 뒤 인종차별 반대시위가 벌어지자 이를 조롱하면서 #백인의생명은소중하다(WhiteLivesMatter)라는 해시태그로 트위터를 뒤덮은 것도 이들었다.

'큐아논'이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는 여성/사진=AFP
‘큐아논’이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는 여성/사진=AFP

큐아논에 제동을 걸고 나선 건 K팝 팬덤이다. 이들은 K팝 스타의 ‘밈(meme·짤)’에 #덕후트위터나가신다(Stan twitter RISE)라는 해시태그를 붙인 뒤 #백인의생명은소중하다 #큐아논 같은 해시태그와 묶어 게시물 폭탄을 던졌다. K팝 스타의 밈으로 인종차별주의 해시태그를 무력화시킨 것이다.파워볼사이트

큐아논에 관한 책을 쓰는 음모이론 연구원은 마이크 로스쉴드는 최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큐아논은 홈그라운드에서 K팝 팬들에게 완전히 털렸다”면서 “이 세상에서 큐아논에 이렇게 맞설 수 있는 단체는 단연코 없다”고 평가했다.K팝 팬덤은 큐아논을 막아세우는 한편 인종차별 반대시위는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텍사스주 댈러스 경찰이 불법시위 영상을 제보하라며 ‘아이워치 댈러스(iWhatch dallas)’ 감시앱을 공개하자 K팝 팬들은 이 앱을 자신이 응원하는 스타 관련 게시물로 도배해버렸다. 방탄소년단(BTS) 팬클럽 아미(ARMY)는 흑인 인권운동에 쓰라면서 100만달러(약 12억원)을 모금해 기부하기도 했다.
K팝이 날린 펀치, 트럼프도 맞았다━K팝 덕후들의 정치적 영향력이 새삼 주목받은 건 지난 6월 20일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를 ‘폭망’으로 이끌면서다. 2만석 규모 경기장에서 열린 이 유세에는 신청자가 수십배를 초과해 대흥행이 예상됐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0만명이 털사에서 열리는 유세 티켓을 신청했다”며 한껏 기대에 부풀었다. 트럼프 캠프는 경기장 밖 야외무대도 준비했다. 그러나 유세 당일 현장에 나온 사람은 6000명 남짓에 불과했다. 경기장은 썰렁했고 야외무대도 곧바로 철거됐다.

지난 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세장 2층이 텅텅 비었다/사진=AFP
지난 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세장 2층이 텅텅 비었다/사진=AFP


CNN,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유력 언론은 ‘노쇼 시위’를 주도한 세력으로 K팝 팬덤과 10대 틱톡 이용자들을 지목했다. 실제로 이들은 좌석을 예매한 뒤 현장에 가지 말자는 약속을 온라인으로 공유했고 트럼프 캠프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48시간 안에 관련 게시물을 지우는 치밀함도 보였다. ‘세계 최강 권력자’ 현직 미국 대통령의 행사를 대실패로 이끈 초유의 사건이었다.

11월 3일 대선 당일에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트위터에 #4년더(4MoreYears) 해시태그 게시물을 올리자 K팝 팬들은 이 해시태그에 스타들의 밈 공격을 단행했다. 트럼프 연임을 반대하는 이들도 덩달아 K팝 스타들의 사진을 올리면서 흐름에 동참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한 BTS 팬이 올린 #4년더 해시태그 게시물/사진=트위터
지난 3일(현지시간) 한 BTS 팬이 올린 #4년더 해시태그 게시물/사진=트위터


그렇다고 K팝 팬덤이 민주당을 응원한 것은 아니었다. 대선을 앞두고 조 바이든 민주당 당선을 위한 풀뿌리 단체인 ‘바이든작전실(Biden War Room)’이 ‘바이든을 위한 K팝(K-pop for Biden)’ 밈을 트윗하면서 K팝 팬덤의 힘을 빌리려고 했지만 “우린 너도 싫은데(We don`t like you, either),” “됐다 그래(hell to the no)”라는 반응만 돌아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인종차별 같은 분명한 불의에는 저항하지만 과도한 정치색이 자신이 응원하는 스타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게 블룸버그의 분석이다.

외신은 Z세대를 대표하는 K팝 팬덤이 미국에서 정치·사회운동의 물결을 일으키는 하나의 세력이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외교전문지 더디플로맷은 “K팝 팬덤이 젊고 디지털 지식이 풍부하며 정치적 관심이 높은 Z세대의 표본으로서 온라인 운동가로 진화하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면서 “K팝 팬덤은 강력한 네트워크를 동원해 효과적으로 디지털 운동을 조직하고 있다. 이들은 K팝 산업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고려돼야 하는 하나의 세력이 됐음이 분명하다”고 분석했다.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위해 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위해 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비상대출 권한을 막을 계획이라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연준이 연준의 비상대출 권한을 중지시켜 조 바이든 차기 행정부의 재무부가 연준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을 수 없도록 하고, 바이든 당선인이 약속한 주정부·지방정부 구제금융도 불가능하게 하려 한다는 것이다.

전례없는 조처다.

트럼프 행정부의 선제공격으로 미 재무부와 연준 간 정상적인 협력관계가 깨지게 됐다. 특히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신이 심각한 양상을 빚고 있고, 이에따라 재정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트럼프의 전격적인 조처가 나오게 됐다.

보도에 따르면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은 연준에 연준법 13조항에 따른 9개 대공황 권한 가운데 5개는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올 연말 기업, 지방정부, 미국의 비금융 경제부문인 메인 스트리트에 대한 정부 자금 대출이 중단된다.

연준 수석 이코노미스트 출신으로 지금은 진보 성향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연구위원인 데이비드 윌콕스는 “(재무부 조처에 대한) 가장 확실한 해석은 트럼프 행정부가 문을 빠져 나가면서 경제회복을 가능한 약화시키려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퇴임을 앞두고 트럼프가 고의로 미 경제회복세에 제동을 걸어 바이든 행정부에 부담을 주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윌콕스는 “현 상황은 매우 허약하다”면서 “상황이 흔들리고, 정말로 남쪽(하방)으로 치닫게 되면 이는 매우 큰 손상을 주는 단계였던 것임이 확인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므누신 장관은 정말로 필요로할 때 안전망을 걷어치운 인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재무부는 연준의 자금력을 옥죄는 또 다른 조처도 내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지난 3월 의회의 조처로 방출된 자금 가운데 아직 사용하지 않은 4540억달러도 반납할 것을 요구했다.

연준은 이 돈을 바탕으로 통화승수에 따라 4조5450억달러 대출 능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이 돈을 반납하게 되면 대출 여력은 사라진다.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이 추가 대응을 거부하면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 당시에 비해 자금을 지출할 여력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약 2500억달러 정도가 연준에 남고, 대출 능력은 2조5000억달러 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는 재무부의 조처가 “지난 봄 시장 기능 회복에 엄청난 성공을 거뒀던 기업 신용 프로그램을 끝장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구하는 이 프로그램이 시장 회복을 가능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이후 안전판으로 작동해 시장의 신용여건을 탄탄하게 받쳐줬고, 간접적으로 주식시장도 부양했다”고 지적했다.

크레디트라이트다운스의 에드워드 해리슨은 이제 미국 경제의 기본 시나리오는 ‘이중침체(더블딥)’이라면서 미 경제는 재정절벽에 직면하게 됐다고 경고했다.

한편 추가 경기부양책이 나오지 않는 가운데 미 경제에는 여러 방면에서 시한폭탄이 기다리고 있다.

다음달 26일 이후에는 연방정부의 실업보조프로램의 기한이 끝나 실업자 약 1200만명이 길거리로 나앉을지도 모르게 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MT리포트] K팝엔 군무만? 저항도 있다 ①

[편집자주] 칼군무로 상징되는 K팝은 혹독한 연습생 생활과 다년계약으로 비난받기 일쑤였다. 자연스레 자유와 저항과는 거리가 멀어보였다. 하지만 BTS와 블랙핑크 등으로 인해 전세계 각국으로 확산된 팬들은 K팝을 진화시켰다. 미국의 인종차별 반대(BLM) 시위와 홍콩, 태국과 칠레 등에서는 정권에 대한 항의 수단으로까지 승화시킨 것이다. 아미(A.R.M.Y)는 저항의 동맹군(Allied Forces)이 됐다.

BTS 2021년 시즌스 그리팅 영상에 노란우산을 쓴 정국. /사진=BTS 유튜브 캡처.
BTS 2021년 시즌스 그리팅 영상에 노란우산을 쓴 정국. /사진=BTS 유튜브 캡처.


“K팝을 이용해 자신의 견해를 전하지 말아주세요. 한국에서 활동을 멈춰주세요.”

지난해 8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의 범죄인 인도법안 반대 시위를 두고 중국 옹호 입장을 밝힌 중화권 출신 K팝 아이돌들에게 이러한 원성이 쏟아졌다고 보도했다.

당시 홍콩 경찰 지지, 즉 중국 본토의 대응 방식에 찬성 입장을 나타낸건 에프엑스의 빅토리아, 갓세븐 잭슨, 엑소 레이, 워너원 출신 라이관린, 우주소녀 성소 등이었다.

노란우산을 쓴 홍콩 시위대 모습. /AFPBBNews=뉴스1
노란우산을 쓴 홍콩 시위대 모습. /AFPBBNews=뉴스1


SCMP는 “K팝 팬들 중 일부는 중국 시장의 가치가 홍콩 보다 크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러한 발언이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라는 반응”이라면서도 “중국에 대한 충성 맹세에 K팝 팬들이 크게 반발했고, 갓세븐은 결국 홍콩 공연 일정을 취소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문제는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권 K팝 팬들에게 큰 실망과 혼란이 됐다고 전했다.

지난달 이러한 원성은 팬들의 거대한 함성으로 확대됐다. 방탄소년단(BTS)이 지난달 밴플리트상을 수상하면서 6.25전쟁 관련해 “한국과 미국이 함께 시련을 겪었다”고 말한 것이 발단이었다.

중국에선 중국군의 희생을 무시했다며 불매운동이 벌어졌고, 정부 차원에서의 검열도 가해졌다. 중국의 BTS 때리기가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K팝 팬심은 오히려 더 무섭게 불타는 양상이다. 홍콩 시위 문제와 같이 중국이 민감해 하는 사안에 대한 관심과 지지만 커지고 있다.

BTS 2021년 시즌스 그리팅 영상에 노란우산을 쓴 멤버들 모습. /사진=BTS 유튜브 캡처.
BTS 2021년 시즌스 그리팅 영상에 노란우산을 쓴 멤버들 모습. /사진=BTS 유튜브 캡처.

지난 17일 홍콩 빈과일보는 BTS가 지난 10일 공개한 2021년 시즌그리피팅 프리뷰에서 멤버 정국이 검은색 정장에 노란 우산을 들고 있는 모습, 또 홍보 포스터에서 파란 배경의 군중 속 홀로 노란 우비를 입고 서있는 인물이 등장한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마치 홍콩 시위를 연상시킨다고 했다.

빈과일보는 “홍콩을 비롯한 아시아 팬들은 이같은 장면을 본 후 ‘너무 많은 우연은 우연이 아니다’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면서 “팬들은 BTS가 중국 본토 네티즌들과 공격과 불매운동을 무시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 반색하고 있다. 너무 명백해 보이지만, 오해라 할지라도 이건 아름다운 오해”라고 전했다.

홀로 노란 우비를 쓴 인물이 홍보 포스터에 등장하면서 홍콩을 비롯한 아시아 팬들은 이것이 홍콩 시위 지지의 표시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사진=BTS 유튜브 캡처.
홀로 노란 우비를 쓴 인물이 홍보 포스터에 등장하면서 홍콩을 비롯한 아시아 팬들은 이것이 홍콩 시위 지지의 표시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사진=BTS 유튜브 캡처.


SCMP 또한 소셜미디어에서 수많은 K팝 팬들이 BTS의 노란우산을 홍콩 시위 지지의 신호로 해석하고 있으며,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선 이를 두고 또다시 BTS를 비난하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한 K팝팬은 SCMP에 “이번 홍콩 시위와 관련해서 난 한국인들을 정말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밖에 빈과일보의 기사에도 “BTS를 응원한다”거나 “진정한 K팝은 하나의 시장에 압도 당하지 않는 것” 등의 지지 댓글이 올라왔다.

2014년 홍콩 민주화 운동인 ‘우산혁명’을 이끌었던 운동가 조슈아 웡도 지난달 스스로를 ‘아미(BTS 팬덤)’이라고 밝히면서 BTS의 한국전쟁 발언을 지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전세계 아미들은 BTS 곁에 서서 굴하지 않는 지지를 보낼 것”이라고도 했다.

홍콩 민주화 운동 주역인 조슈아 웡. /AFPBBNews=뉴스1
홍콩 민주화 운동 주역인 조슈아 웡. /AFPBBNews=뉴스1

최근에는 왜곡된 역사를 전파하는 중국의 ‘항미원조(한국전을 부르는 중국식 명칭)’ 70주년 기념을 옹호한 중국 출신 아이돌들의 국내 활동 금지를 요청하는 국민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워싱턴포트스트(WP)는 중국의 BTS 때리기를 두고 “중국이 BTS에 도전했다 완패했다. BTS 영향력을 과소평가한 중국의 실수”라고 했고, 포린폴리시(FP)는 ‘아미’가 반중 누리꾼 집단인 ‘밀크티 동맹’에 합류하면 아시아에서의 반중정서가 극대화할 수 있다고 예상하기도 했다.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이슈픽] 국민청원으로 알려진 판결 공분

[서울신문]

전직 야구선수 폭행 당시 CCTV 영상 캡처
전직 야구선수 폭행 당시 CCTV 영상 캡처

전직 야구선수였던 남성에게 폭행을 당해 지적장애인 판정을 받은 남편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국민청원이 21일 오전 9시 16만2214명의 동의를 받았다.

법원은 예정됐던 선고를 미루고 변론을 재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원고법 형사1부(부장 노경필)는 폭행치상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A(39)씨에 대해 지난 19일로 예정됐던 선고기일을 취소하고 변론 재개를 결정했다. A씨에 대한 속행 공판은 다음 달 17일 열린다.

법원은 사건에 대한 추가 심리가 필요해 보인다는 이유로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는 A씨는 2018년 3월 19일 오후 6시 15분 같이 술을 마시던 피해자 B(36)씨와 말다툼을 하던 중 그의 얼굴을 손으로 때려 아스팔트 바닥에 머리를 부딪히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이로 인해 전치 16주의 외상성 뇌경막하출혈(외부 충격으로 뇌에 피가 고이는 증상)의 중상해를 입었다. B씨는 머리에 인공 뼈를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지만, 지능 저하로 인해 이전의 상태로 회복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1심 재판부인 수원지법 평택지원은 지난 8월 12일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야구선수 출신인 피고인은 피해자의 얼굴을 매우 세게 가격했는데, 술에 취한 사람을 때리면 넘어질 우려가 크고, 사건 현장이 콘크리트 바닥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피해자가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서 “그런데도 피고인은 자신의 폭행으로 피해자가 쓰러진 상황을 보고도 경찰에 ‘피해자가 술에 취해 잠들었다’고 말했고, 피해자 가족에게도 거짓말을 하다가 CCTV가 나오자 비로소 범행을 인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지적 장애됐는데…“징역 1년 말이 되나”

피해자의 아내인 청원인은 2018년 3월 발생한 폭행 당시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가해자가 피해자의 얼굴을 가격하는 모습과 아스팔트에 머리를 부딪혀 기절한 피해자를 들어올리는 가해자의 모습이 선명하게 찍혔다.

청원인은 “단 한 번의 가격에 제 남편은 시멘트 바닥에 머리를 부딪혀 정신을 바로 잃었다”며 “상황을 목격한 식당 주인이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이 도착했을 때 상대방은 사소한 말다툼이 있었다고 하고 제 남편이 ‘술에 취해 잠 들었다’며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남편을 깨우는데 아무리 깨워도 일어나지 못하고 사고 장소에서 저희 집까지 5분 정도의 거리로 오는 동안 눈물을 흘리고 코피를 흘리는 등 이상한 모습을 보였다”며 “구토하는 등 모습이 이상하다 생각돼 가해자가 아닌 제가 직접 사고 이후 1시간 흐른 뒤 119에 신고를 했다”고 썼다.

이어 “응급실에서 여러 검사를 거친 후 뇌경막하 출혈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상대방은 병원에 같이 가 수술실에 들어가는 제 남편을 봤음에도 폭행 사실을 전혀 알리지 않고, 술에 취해 혼자 어디에 부딪힌 것 같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편은 빠른 수술로 운 좋게 살아났지만, 현재 귀 한쪽의 이명과 인공뼈 이식으로 인해 머리 모양이 잘 맞지 않고 기억력 감퇴와 어눌한 말투, 신경질적인 성격, 아이큐 55 정도의 수준으로 직장까지 잃게 돼 저희 집안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적었다.

청원인은 “가해자는 폭행치상으로 2020년 8월 징역 1년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며 “CCTV에 정확히 찍힌 모습이 있는데도 판사님께 탄원서를 제출하고 공탁금 1000만원을 걸었다는 이유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고 주장했다.

한순간에 장애인이 된 남편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93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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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선임한 가해자…직접 사과 없어

청원인은 “가해자는 사고 이후 바로 변호사를 선임했고, 저희에게 직접적인 사과는 한 번도 없었고, 형량을 줄이고자 공탁금 1000만원을 법원에 넣었다가 다시 빼가는 등 미안해 하는 모습을 찾아 볼 수가 없었다”고 적었다.

청원인은 “쓰러진 제 남편을 보고 코를 골고 자고 있다고, 술에 취해 잠이 들었다고 경찰을 돌려보내는 등의 이유는 폭행치상이 아니라 중상해, 살인미수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라며 “곧 2심 재판이 열릴 예정인데 판사님은 공탁금과 반성문만 보실까 걱정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편은 현재 아이큐 55로 지적장애 판정을 받아 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이라는 등급까지 받게 됐다”며 “제 아이들은 초등학생과 미취학 아동으로 그날의 기억을 아직도 뚜렷하게 하고 있어 지금도 너무 괴로워하고 있다”고 썼다.

그는 “한 동네에 살고 있어 가해자가 1년 후 출소를 하게 된다면 저희 가족에게 보복할까 두렵다”며 “가해자를 엄벌에 처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Copyrightsⓒ 서울신문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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